호가창이 뭐예요?
호가창은 특정 종목을 지금 이 가격에 사겠다·팔겠다고 내놓은 주문들이 가격별로 쌓여 있는 표입니다. 아직 체결되지 않고 줄 서 있는 주문들이죠. 영어로는 Order Book 이라고 합니다.
주식은 정가가 없습니다.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같은 가격에서 만나야 거래가 성립합니다. 호가창은 그 만남이 어디쯤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위아래로 얼마나 두껍게 줄이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화면입니다.
말로 설명하면 어려운데, 실제로 보면 3초면 이해됩니다. 아래는 실제 호가창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화면입니다. 가만히 두고 30초만 지켜보세요.
매도 잔량
10,249매수 잔량
17,000매수 잔량이 두텁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 보이지만 잔량은 대기일 뿐 체결이 아닙니다. 이 벽이 허수일 수도 있고, 뚫리는 순간 지지가 사라져 오히려 빠르게 밀립니다.
무엇이 보였나요. 숫자들이 쉬지 않고 조금씩 바뀌고, 가끔 가격 자체가 한 칸 위나 아래로 옮겨 갑니다. 이게 호가창을 처음 볼 때 가장 낯선 점입니다 — 가만히 있는 화면이 아닙니다. 매 순간 누군가는 주문을 넣고 누군가는 취소하고 있으니까요.
화면을 읽는 법
위쪽 파란 줄들이 매도 호가입니다. 팔겠다고 내놓은 주문들이고, 위로 갈수록 비쌉니다. 아래쪽 빨간 줄들이 매수 호가, 사겠다는 주문들이고 아래로 갈수록 쌉니다.
여기서 딱 두 줄만 기억하면 됩니다. 파란 줄 중 가장 아래가 매도 1호가 —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가장 싼 가격입니다. 빨간 줄 중 가장 위가 매수 1호가 — 지금 당장 팔 수 있는 가장 비싼 가격이고요. 시장가로 사면 매도 1호가에, 팔면 매수 1호가에 체결됩니다.
두 가격 사이의 간격을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좁을수록 사고팔기가 매끄럽다는 뜻입니다. 거래가 활발한 대형주는 스프레드가 한 칸뿐이지만, 하루 몇 천 주만 거래되는 종목은 몇 칸씩 벌어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 종목은 사자마자 스프레드만큼 손해를 보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오른쪽 숫자는 잔량입니다. 그 가격에 대기 중인 주식 수예요. 막대 길이로도 표시되니 어느 가격에 물량이 몰려 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 용어 | 뜻 |
|---|---|
| 매도 1호가 |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가장 싼 가격 |
| 매수 1호가 | 지금 당장 팔 수 있는 가장 비싼 가격 |
| 스프레드 | 두 가격의 차이. 좁을수록 거래가 매끄럽다 |
| 잔량 | 그 가격에 줄 서 있는 주식 수 |
| 체결 | 두 주문이 만나 실제로 거래된 것 |
| 체결강도 | 매수 체결량 ÷ 매도 체결량 × 100 |
아무 가격이나 주문할 수는 없습니다
호가창을 보면 가격이 100원 단위로 띄엄띄엄 있습니다. 그 사이 값은 왜 없을까요.
한국 증시는 가격대마다 주문할 수 있는 최소 간격을 정해 뒀습니다. 이걸 호가단위라고 합니다. 5만원짜리 주식은 100원 단위로만, 3만원짜리는 50원 단위로만 주문할 수 있어요. 이 격자에 없는 가격을 넣으면 주문 자체가 접수되지 않습니다.
표로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직접 넣어보면 됩니다.
직접 해보기
이 가격, 주문 넣을 수 있을까?
한국 증시는 가격대마다 주문 가능한 가격 간격이 다릅니다. 아무 숫자나 넣어보세요.
주문이 거부됩니다
실제 증권사가 주문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규칙으로 판정합니다. 여기서 된다고 한 가격은 실제로도 들어갑니다.
잔량이 두터우면 오를까요?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호가창을 처음 배울 때 거의 모두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매수 잔량이 매도 잔량보다 훨씬 많네, 사려는 사람이 많으니 오르겠다.
잔량은 대기 주문일 뿐, 체결이 아닙니다.
줄을 서 있다고 다 사는 게 아닙니다. 주문은 언제든 취소할 수 있고, 실제로 대량 주문의 상당수는 체결되기 전에 사라집니다. 큰손이 으로 매수벽을 쌓아 두고 실제로는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겁니다. 두터운 매수벽은 뚫리기 전까지만 지지입니다. 그 물량이 다 소진되면 아래는 텅 비어 있어서, 벽이 무너지는 순간 가격이 훨씬 빠르게 내려갑니다. 벽이 두터웠다는 건 그만큼 아래가 비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도 잔량이 두터우면 위가 막힌 것처럼 보이지만, 거래량이 실려 그 벽을 뚫으면 저항이 사라져 위로 훅 열립니다. 그래서 방향은 잔량이 아니라 체결에서 나옵니다 — 실제로 거래가 어느 쪽으로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가.
그래서 호가창은 언제 쓰나요
방향을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 주문을 넣는 도구로 쓰는 게 맞습니다.
지정가로 사고 싶을 때 어느 가격에 걸어야 체결될지, 시장가로 사면 얼마쯤에 체결될지, 내가 사려는 수량이 1호가 물량 안에 들어가는지 — 이런 건 호가창을 봐야 알 수 있고, 실제로 돈이 왔다 갔다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수량이 클 때가 중요합니다. 1호가에 1,000주밖에 없는데 5,000주를 시장가로 사면, 나머지 4,000주는 그 위 호가들을 훑으며 점점 비싸게 체결됩니다. 이걸 라고 합니다.
아래에서 직접 해보세요. 수량을 10주로 넣었을 때와 20,000주로 넣었을 때 예상 평균 단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시면 됩니다.
가격을 누르면 지정가로 들어갑니다.
호가가 움직이므로 이 숫자도 계속 바뀝니다. 누르는 순간의 호가로 체결됩니다.
매수 버튼을 누르면 그 순간의 호가를 위에서부터 훑어 "1호가에서 몇 주, 2호가에서 몇 주"를 영수증으로 보여줍니다. 10주는 1호가 안에서 끝나 슬리피지가 0원이지만, 20,000주는 아홉 개 호가를 먹으며 평균 단가가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정리하면
호가창은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구슬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주문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를 보여줄 뿐이고, 그마저도 다음 순간에 바뀝니다.
대신 확실히 알려주는 게 하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주문을 넣으면 얼마에 체결될 것인가. 방향을 점치는 데 쓰지 말고 이걸 확인하는 데 쓰세요. 그것만 해도 생각보다 비싸게 사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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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문제
호가창에서 '매도 잔량'은 무엇을 뜻할까요?
확인 문제
매수 잔량이 매도 잔량보다 훨씬 두껍습니다. 이것만 보고 주가가 오를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확인 문제
현재가가 45,000원인 종목의 호가 단위(한 칸의 크기)는?
Questions
꼭 그렇진 않아요. 내 앞에 이미 쌓인 주문이 많으면 체결까지 오래 걸리거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가격이면 먼저 주문한 사람이 먼저 체결되기 때문이에요. 조금 더 유리한 가격(매수면 1틱 위, 매도면 1틱 아래)에 걸면 체결 확률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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